신임교원 인터뷰
김영구 교수


김영구 교수 신경외과학교실

김영구 교수는 2025년 3월부터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학교실에서 부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신경외과를 전공하고 뇌종양과 정위기능신경외과를 세부 전공했으며, 2014년부터 대한신경종양학회와 대한신경외과학회 정회원, 2019년부터 대한뇌전증학회 정회원과 대한정위기능신경외과 임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에 김영구 교수를 직접 만나 뵙고, 신임교원으로서의 소감을 나누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Q 교수님, 안녕하세요. 교수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이화에 오시게 되었나요?

A 제가 이화의료원에서 근무한지 7년 차입니다. 2019년도에 이화의료원이 목동병원과 서울병원으로 나뉘면서 목동병원의 빈 자리에 뇌종양과 정위기능신경외과를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었나 봅니다. 양나래 교수님께서 연이 닿아 제게 연락을 주셨고 저도 근무하던 병원을 정리하고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약 6년간 비전임 교원으로 재직하다가 이번에 전임 교원으로 발령받았습니다.

Q 교수님께서 뇌종양과 정위기능신경외과를 세부 전공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뇌종양 같은 경우, 중요한 구조물과 혈관을 피해가며 머리 안 깊숙이 있는 종양을 최대한 안전하게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과 치료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몇 시간동안 종양을 천천히 안전하게 제거한 뒤 마지막 순간에 깨끗해진 뇌를 확인하고 환자의 회복을 기대할 때 느끼는 보람이 있습니다. 또, 정위기능신경외과는 다소 생소한 분야이지만, 다양한 뇌신경 질환을 수술적으로 접근해 치료 효과가 즉각적이라는 묘미가 있습니다. 현재는 파킨슨병이나 손떨림, 근긴장이상증, 뇌전증, 얼굴 한쪽이 약에 반응하지 않고 극심한 통증이 있는 삼차신경통, 얼굴 한쪽이 떨리는 반측성 안면경련 등의 질환에 대해 수술적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종양은 수술 후 뇌압이 떨어지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얼굴 떨림증은 수술하고 깨면 떨림이 사라집니다. 손떨림병 환자도 머리에 전극을 심고 전기자극을 주면 증상이 곧장 멈춥니다. 이렇게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보니 성격이 급한 사람들에게 맞는 매력이 있습니다.

Q 2024년에 'Higher Risk of Mental Illness in Patients With Diagnosed and Untreated Unruptured Intracranial Aneurysm: Findings From a Nationwide Cohort Study' 논문을 발표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연구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이 연구는 혈관을 담당하고 계신 양나래 교수님이랑 공동으로 진행했습니다. 머리 안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라는 현상이 있는데요, 이는 혈관이 터지면 3분의 1은 즉사하고 다른 3분의 1은 병원 와서 사망할정도로 아주 위중한 병입니다. 이 병을 진단받았지만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아 당장 치료하지 않고 1년에 몇 번 영상 검사로 추적 관찰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미디어가 발달한 요즘에는 사람들이 뇌동맥류가 터지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고 있어 시한 폭탄을 안고 사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뇌동맥류가 머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울증, 불안증, 수면장애 등의 정신 질환들이 동반되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에서 해당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해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했더니 관련성이 있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해당 논문은 미국심장협회(AHA)가 발간하는 학술지 Stroke에 2024년에 게재되었습니다.

Q 현재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계신 연구가 있나요?

A 현재는 외상성 동물 모델을 만들어 특정한 약물을 주입했을 때 외상성 뇌손상의 회복이 더 빠르다는 주제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 뇌전증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2학기부터는 신경과 이영훈 교수님, 카이스트 교수님들과 뇌전증 동물 모델에 미주 신경 자극을 주는 학술 연구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대학병원의 신경외과 의사라고 해서 꼭 수술만 하고 환자만 보는 것이 아니기에, 임상, 교육, 연구라는 세 박자를 고루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정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어 교육에도 전념할 수 있도록, 의과대학 교수로서의 세 가지 덕목들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Q 교수님께서는 작년 말부터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게 신경계 치료 로봇 ‘카이메로(Kymero)’를 활용해 정교한 미세 뇌수술을 실현하고 계십니다. 이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A 흔히 로봇 수술하면 다빈치 로봇을 많이 떠올립니다. 다빈치 로봇은 모듈이 있고 로봇 암이 환자에게 들어가 아주 정밀하게 움직이는 것이죠. 그렇지만 사람 뇌에는 로봇 암이 들어갈 수 없습니다. 복강의 경우 CO₂ 같은 가스를 넣어 부풀리고 복부 장기를 밀거나 들어올려서 해서 수술할 수 있는데, 뇌는 들어올리는 순간 파여 망가지거든요. 그래서 로봇 암 시스템의 수술을 할 수 없고 그 대신 파킨슨병이나 손떨림, 근긴장이상증, 뇌전증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뇌의 특정 부위에 전극을 삽입하는 수술이 있습니다. 바로 뇌심부자극술인데, 이는 미리 단위가 필요한 아주 정밀한 수술입니다. 이를 위해 머리에 두부를 고정하는 틀을 쓰고 CT나 MRI 영상을 찍어 x, y, z의 3차원 좌표를 정했습니다. 이전에는 전극을 삽입하고 3차원 좌표를 사람의 눈과 손으로 일일이 맞추다보니 오차가 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로봇의 경우, 하나의 좌표에 대한 타겟을 정하고 수술이 끝나면 다음 타겟은 버튼만 누르면 움직입니다. 그래서 신경외과 수술 로봇 장비가 정밀한 것입니다. 이는 이상운동 질환과 난치성 뇌전증에 필요한 입체 뇌파 수술에 상당한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 병원에는 작년 국내에서 일곱 번째로 해당 장비를 도입했으며, 올해 초 파킨슨병 환자에게 뇌심부자극술을 시행한 결과 환자와 의료진 모두 높은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화의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우리 이화의대는 명실상부한 사학이고 여성 고등 교육의 산실입니다. 우리 학생들은 자부심을 갖고 학교 생활에 임하길 바랍니다. 저는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며 학창시절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봉사나 취미 같이 꼭 의학이 아니라 다른 활동을 하면서 말입니다. 지금 저를 보면 병원 사람들, 학회 사람들 아니면 거의 잘 못 만나는 것이 가장 아쉽거든요. 의사라는 직업은 다양한 직군을 만나게 되어 있는데, 다양한 분야의 관계를 맺으며 환자들을 이해할 수 있는 폭넓은 경험을 쌓으면 좋겠습니다. 공부는 어쨌든 하게 되어 있고 나중에 병원에서는 실제적인 술기도 해야하니 학생 때는 그때만 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누리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우수한 인재가 되어 이화의료원을 비롯한 국내 유수의 병원에 넓게 퍼져 우리 동문들을 잘 이끌어주길 바랍니다.

<의예과 2학년 정서화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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