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교원 인터뷰
이홍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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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의학 분야 국내 최고 명의로 꼽히는 이홍수 교수는 1993년 이대목동병원 개원과 함께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교실 교수로 발령받고 30년간 이화에 몸담아왔다. 2024년 2월로 정년퇴임을 맞이하는 가정의학교실 이홍수 교수를 만나, 퇴임 소감을 나누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Q 퇴임을 축하드립니다. 이제 곧 정든 교실을 떠나게 되시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세월이 너무 빠르게 지나간 것 같습니다. 제가 이대목동병원이 설립된 이후로 30년 근속하고 정년퇴임을 하는 1세대가 될 것입니다. 이대목동병원에 처음 왔을 때는 하고싶은 것도 많고 꿈도 많은 의사였는데, 시간이 너무 훌쩍 지나간 것 같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은 환자 하고 같이 평생을 동반해서 지속적인 관계를 갖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를 찾아오는 환자분들께 정년이라고 말씀드리면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시고 섭섭해하십니다. 또, 감정이 복합적으로 밀려옵니다. 가정의학과 의사로서 이대목동병원에 뿌리를 내리면서 많은 가정의학과 의사들을 양성했는데, 이 의사들이 사회로 나가 진료하는 모습을 보아하니 뿌듯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의료 여건이나 여러 환경적 조건으로 인해 기대만큼 이루지 못한 부분들은 아쉽고 후회가 되는 것도 있습니다.

Q 오랜 기간 본교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의사로 근무하셨고, 의과대학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셨는데요, 그동안 보람찼던 경험이나 아쉬웠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A 의사가 되기 위하여 의과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이 교육 및 수련 과정을 거쳐 훌륭한 의사 인격체가 되어가는 과정을 직접 보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특히 좌절하고 힘들어하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개개인마다 극복하여 하나의 바람직한 인격체로 자라 환자를 돌보고 있는 모습을 본 것이 가장 큰 보람인 것 같습니다. 또, 교수로서 크게 보람찼던 일 중 하나로 2013년에 이화행림교육자상을 받았습니다. 이 상은 학생들끼리 직접 투표를 하여 주는 상이었기 때문에 더욱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올해 퇴임 후에 특별히 계획하고 계신 일이 있을까요? 퇴임 후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A 퇴임 후 1년 정도는 재충전할 시간을 가지면서 다시 한번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그리고 1년 후에는 다시 본업으로 돌아와 있을 것 같습니다. 가정의학과 의사는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의료를 전체 가족을 대상으로 행하는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그런 포괄적인 의료에 대하여 마무리하는 과정들이 저에게 남겨진 것 같습니다. 고령의 환자분들이 실질적으로 그분들의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의학적으로 도와드리고 자문을 드리는 역할들을 수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니 진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봉사와 다른 차원의 교육 형태로 도움을 드리며 다시 제 의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교수님께서 이대목동병원 노인의학센터를 개소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앞으로 노인 의학이 발전해야 하는 방향이나 후배들에게 노인 의학의 발전과 관련하여 해주실 말씀이 있으실까요?

A 세계에서 유례가 없이 우리나라가 제일 빠른 속도로 인구구조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미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습니다. 우리 병원안에서도 휠체어를 타고 보호자가 따라다니는 고령의 노인 환자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초고령 사회에 걸맞게 의료시스템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 의료서비스적으로 변화하는 인구구조를 쫓아 가는 속도가 느립니다. 고령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들이 변화하는 인구 구조에 맞게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인을 전문으로 다룰 수 있는 의사들을 양성하는 것도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노인 질환의 특징 중 하나로 한 사람이 여러 가지 문제를 동시다발적으로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노인 환자를 주로 치료하겠다는 의사가 있다면 전공 과목과 상관없이 보수교육을 제공하는 식의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Q 교수님의 가르침을 받은 학생들이자, 교수님의 후배인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결국 본인이 왜 의과대학에 들어왔는지에 대한 확실한 자기 신념이 있었으면 합니다. 본인이 어떤 의사가 될 것인지에 대한 길이 분절화 되고 다변화되었기 때문에 선택지는 정말 많습니다. 본인이 왜 의사가 되려고 했으며, 그것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전공을 찾아서 그런 의사가 되고자 노력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또한, 학생들이 의학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많이 키웠으면 합니다. 책을 많이 읽고 현실 문제에 대하여 고민을 했으면 합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한국 의료계를 이끌어나갈 훌륭한 재목들이 나왔으면 합니다.

<의학과 2학년 홍서영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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