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 선정,
환경의학교실 이정실 박사과정생 인터뷰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 선정, 환경의학교실 이정실 박사과정생 인터뷰

alt

환경의학교실 이정실 박사과정생은 시카고 대학에서 경제학, 생물학, 의예과 과정을 전공, 이화여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임상의의 관점을 이해하고자 서울대병원에서 인턴, 내과 전공의 과정을 거쳐 호흡기내과 전문의/중환자의학 세부전문의로 서울대병원에서 교수로 근무, 런던보건대학원에서 보건학 석사 과정을 추가로 마친 후 현재 일반대학원 의과학과 환경의학교실에서 기초전공의 및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에 선정되어 환경과 관련된 호흡기 의료기기 개발 및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이정실 박사과정생과 융합형 의사과학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와 함께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에 선정된 연구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2023년 3월 이화여대 일반대학원 의과학과 환경의학교실 박사과정에 입학한 이정실이라고 합니다. 저의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의 주제는 ‘미세먼지-알림 스마트 흡입기 케이스 개발’ 입니다. 천식 환자가 벤토린 흡입기를 휴대하고 다니는 것을 보며 케이스가 있으면 흡입기 분실의 위험이 적겠다는 생각을 했고, IoT 스마트 케이스를 통해 외래 방문 이전까지의 흡입기 사용 횟수와 날짜, GPS 등을 기록하여 보다 정확한 천식 조절상태를 파악하고 환경적 유발요인을 알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로 박사 진학을 결정하면서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에 지원하였고 감사하게도 선정되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사라지지 않고,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용기 주신 하은희 학장님과 많은 도움을 주신 안소현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Q 고등학생 때부터 healthcare resource allocation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하셨는데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조금 생소한 개념일 수 있을 것 같아 이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A 런던보건대학원을 다니면서, 자원을 효율적으로만 배분하려고 하면, 형평성 차원의 문제가 크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의료자원은 정보의 편차와 외부효과, 공공재, 도덕적 해이 등으로 인해 시장실패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자유시장에만 맡길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높은 효율을 달성하면서도, 형평성을 고려한 배분을 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고자 보건경제학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Q 의료취약지 서산의료원으로의 파견 중 환경 원인으로 인한 지역주민들의 호흡기 증상 등을 목격하며 환경의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고 하셨는데, 이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A 2019년 의료취약지인 서산으로 자원하여 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진료교수로 파견을 다녀왔습니다. 당시 서산 스티렌모노머 공장 유증기 누출로 인해 마을 주민 2천여 명이 응급실과 외래로 내원하였고 인근에 있는 태안군 환경보건센터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의학교실과 함께 노출평가 설문지를 받고 환자분들의 소변을 채취하여 코호트를 구축하였습니다. 이후 소방재난본부의 자문 회의에서 주민들의 임상적 상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중장기적 건강영향에 대해 코호트를 추적 관찰해야 할 필요성을 주장하였습니다. 환경과 건강 관련 정책 결정이 뒷받침되는 회의들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여러 변수를 고려한 모델링과 연구를 시행하여 정책에 반영할 필요성이 있고, 제대로 된 방법론을 갖춘 환경의학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Q 의과대학 학생들이 기초 의학이나 융합형 의사과학자의 진로에 대해 생각해 보지 못했을 것 같은데, 이러한 진로를 선택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저는 경제학 전공 배경과 최적의 자원 배분에 대한 관심, 그리고 보건정책과 질병 예방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학생 때부터 기초의학을 고려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내과 전문의와 중환자 세부전문의로 진료를 보면서 의료현장에서 잘 치료되지 못하고 있는 unmet needs 환자들을 발견했고, 시스템을 간편하게 개선하여 의료진의 번아웃을 줄이면서도 의료진과 환자분들이 각각 가지고 있는 미충족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의료기기의 개발에 대한 열망이 있어서 융합형 의사과학자의 진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기초의학 분야에 관심이 있으나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A 제가 지금 전공하고 있는 환경의학은 매우 융합적인 학문이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를 가진 빅데이터를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여 분석하고 있으며, 최근 IoT로 얻을 수 있는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활용하여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교육 측면에서도 학장님께 영감을 받아 메타버스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여 학생들에게 최대한의 학습 효과를 재미있게 이끌어낼 수 있도록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기초과학을 어려운 추상적 개념으로 생각하기보다, 관심있는 것을 즐기면서 한다는 생각으로 재미있게 도전해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risk-averse (위험을 회피하는 성격)이라면 의료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당직이 없어 마음이 편하다는 것과 자기 발전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도 아직 시작하는 걸음마 단계라서, 차차 익숙해지며 또 후배들에게 더 많은 조언을 드릴 수 있도록 경험을 쌓아보겠습니다.

<의학과 3학년 박서영 학생기자>

SNS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