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교원 인터뷰
백승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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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연 교수(영상의학교실)

백승연 교수는 의과대학 31회 졸업생으로, 이대동대문병원에서 수련의, 방사선과 전공의 과정을 거쳤다. 복부영상의학 전문가인 백 교수는 1993년 이대목동병원 개원과 함께 방사선과 교수로 발령받고 29년간 이화에 몸담아 왔다. 2022년 8월 31일자로 정년퇴임을 맞이하는 영상의학교실 백승연 교수를 만나, 퇴임소감을 나누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퇴임을 축하드립니다. 이제 곧 정든 교실을 떠나게 되시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퇴임한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는데, 이번 1학기 의과대학 채플에서 퇴임강연을 준비하면서 제가 지나온 길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이제 정말로 퇴임하는구나’ 하고 실감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오랜 기간 본교병원에서 영상의학과 의사로 근무하셨고, 의과대학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셨는데요, 그동안 보람찼던 경험이나 아쉬웠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영상의학과 교수로서는 많은 전공의들을 가르쳐 왔는데, 영상 판독을 어려워하던 1년차 전공의들이 술기훈련과 공부를 계속하며 능력이 향상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가장 보람찬 일이었습니다. 또한 저희 의국은 매년 전공의 선생님들 전원이 전문의 시험에 합격한 유일한 대학병원으로 이에 대한 자부심도 큽니다. 2017년도까지는 의과대학 교수로서 지도하는 학생들이 매년 1∼2명 정도 있었습니다. 지도학생들과 학기마다 한번씩 만나서 대화하다 보면 학생들의 성격이나 경향 등을 알 수 있었고, 이런저런 조언도 해 줄 수 있었습니다. 지도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잘 찾아서 의사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을 보면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올해 8월 말에 퇴임을 하시는데 특별히 계획하고 계신 일이 있을까요? 퇴임 후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영상의학과는 초음파검사처럼 술기나 시술도 하지만, 영상 판독이 주를 이룹니다. 제가 전공한 복부영상의학은 판독이 가능한 세부전문의가 부족하여 정년퇴임 후에도 수요가 많습니다. 저도 퇴임 후 11월부터는 680병상의 종합병원에 복부CT와 MR영상을 판독하는 초빙교수로 가게 되었습니다. 일주일 중 3일은 영상 판독을 하고, 다른 날에는 그동안 즐기지 못했던 문화생활도 하면서 여유롭게 지내려고 합니다. 지금은 고등학교 동창들과 합창단 활동을 계획 중이고, 건강관리를 위해 지난 13년간 동기 교수 4명과 함께해왔던 필라테스도 계속하고자 합니다.

지난 1학기에 진행된 의과대학 채플에서 교수님의 말씀 중 동기 선배님들과 졸업 후에도 끈끈한 우정을 유지하시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교수님께 의과대학에서 ‘동기’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시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의과대학 31회 졸업생들 중에는 자신을 잘 내세우지 않는 동기들이 많았습니다. 덕분에 저희 모임이 오래 지속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모교 교수로 남은 6명은 힘들고 어려울 때 가까이에서 격려하며 도와주었는데, 이것이 저의 29년간의 교수생활을 잘 마무리하게 된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의과대학에서 ‘동기’란 내 인생의 동반자, 조언자, 조력자이며 남은 인생도 함께 가는 든든한 길동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의 가르침을 받은 학생들이자, 교수님의 후배인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1학기 채플에서 말씀드린 4가지 내용으로 갈음하고자 합니다.
1. 힘든 의과대학 생활 중에도 여유를 찾는 동아리 활동이나 취미를 가집시다.
2. 자신이 관심있고 잘할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합시다. 그러나 제 1 지망과에 선발되지 않더라도 낙심하지 말고 여러분의 다양한 능력을 믿고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3. 학생 때는 동기들, 의사가 된 후에는 동료들과 협동하여 일하고 연구합시다.
4. 기초의학 전공자 혹은 의사의 길은 마라톤을 달리는 것과 같습니다.그러니 일희일비하지 말고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노력합시다.

<의학과 2학년 정상현, 의학과 4학년 방윤지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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