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교원 인터뷰
신수민 교수
신수민 교수(흉부외과학교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소개 및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22년 의과대학 흉부외과학교실 신임교수로 부임한 신수민입니다. 저는 졸업 후 삼성서울병원에서 인턴, 전공의, 펠로우, 그리고 흉부외과 교수까지 약 16년간 근무를 했습니다. 오랫동안 모교를 떠나 있었는데 이런 자리를 통해 인사드릴 수 있어서 정말 반갑고 감사합니다.
교수님께서 흉부외과를 선택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이신가요?
처음 의과대학에 입학했을 때, 제가 원하는 삶의 목표는 일과 생활의 조화였습니다. 학교와 병원 밖에도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일만 하고 놀 줄 모르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너무 바쁘고 힘든 ‘외과’ 계열의 전공은 생각도 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본과 3학년 여름 방학이 되어 삼성서울병원에서 외과 서브 인턴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외과는 안 할 거니까, 경험 삼아 한 번 가보면 좋겠지?’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오전 6시 반에 시작한 일정은 하루 종일 이어지는 스크럽으로 끝이 났는데, 붓다 못해 통증이 느껴지는 다리를 보면서, ‘절대 외과는 하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2주 간의 실습이 끝난 후에는 수술실 내의 열기, 청량한 공기와 살이 타는 냄새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강렬한 인상을 그리워하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추억은 미화되기 마련이니, 다시 해보면 마음이 바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본과 3학년 선택실습기간, 이번엔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실습에 도전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제 인생을 바꿀 2주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만져 본 심장, 새벽까지 이어지는 수술, 수술 후 시원한 맥주 한 잔 그리고 당직실 침대의 쿰쿰한 냄새까지, 가슴 깊은 곳에서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몸에서 넘쳐나는 아드레날린에 의해 피곤함도 잊을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꿈에서는 루페와 헤드램프를 쓴 제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아, 이제는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세상에 직업이 수없이 많지만 모든 일에 선의를 갖고 할 수 있는 직업이 얼마나 될까요? 사람을 살리는 의사로서 살 수 있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가, 그리고 그것이 내가 간절히 원하는 일이라면,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그렇게 흉부외과 의사의 길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화의대에 신임교수님으로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교수님께서 이화에 오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처음 이화의대를 선택한 것은 이화가 여성 리더를 키워낼 수 있는 곳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흉부외과를 전공하기로 결정하면서, 조금 더 다양한 임상 경험이 가능한 병원에서 수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에서의 16년은 흉부외과 의사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수많은 환자를 보고, 수천 건의 수술을 하면서 흉부외과 의사 개인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많이 이룬 것 같습니다. 사실 모교로 돌아간다면 지금처럼 많은 수술과 연구를 하긴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처음 의학을 접한 곳이자 제 가치관과 소양의 밑거름이 된 곳에서, 모교의 성장을 돕고 후배들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건 그동안 이루어 왔던 일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또한, 서울의 유수의 병원들에 이화의대 출신의 흉부외과 교수가 여러 분 재직 중인데 정작 이화의대에 이화 출신이 없다는 아쉬움도 한가지 이유가 되었습니다.
최근 관심있는 분야가 어떤 것인지 공유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폐암입니다. 폐암은 예후가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지만 조기에 발견해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하지만 완치 후에도 수술로 인한 심폐기능 저하 및 이로 인한 삶의 질 저하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수술하면 당연히 폐기능이 떨어지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약간의 노력을 통해 기능을 보전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수술 전, 후로 흡입기를 잘 사용하고, 재활치료를 하면 수술 전보다 폐기능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환자들이 자주 병원에 와야 하는데, 너무 규모가 큰 병원에서는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목동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모델에 더 적합한 것 같습니다. 최근 폐절제술 후 acute lung injury로 치료 받았던 환자가 있었는데, 1달여의 재활 치료 후에 호흡곤란 증상도 완화되었을 뿐 아니라, 심폐기능이 수술 전보다 더 좋아진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사회 접근성을 장점으로 살려, 더 많은 환자들에게,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화에 부임하고 처음이자 마지막 강의가 동영상 강의였습니다. 얼굴을 볼 수 없으니, 어떤 학생들이 있는지, 강의가 너무 어려운 건 아닌지, 이해는 잘 했는지, 확인할 수가 없으니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제 곧 여러 학생들의 얼굴을 직접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설레고 즐겁습니다. 무더운 여름, 건강 주의하고, 조만간 만날 날을 기다립니다.
<의예과 2학년 이예린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