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의과대학 학부생
강승지, 엄서현 학생
SCIE급 학술지에 연구논문 게재

alt <왼쪽부터 강승지, 엄서현 학생>

의학과 3학년 강승지, 엄서현 학생은 아시아 지역의 신경계 질환 질병부담 차이를 분석한 논문(Burden of neurological diseases in Asia from 1990 to 2019: A systematic analysis using the 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 data)을 SCIE급 open access 의학저널인 ‘BMJ open’에 발표했다. 바쁜 와중에 방학을 반납하고 연구에 참여하여 논문을 집필한 강승지, 엄서현 학생을 만나 보았다.

Q 연구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A 저희는 본교의 랩 로테이션(Lab Rotation)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랩 로테이션은 방학 동안 자율적으로 특정 교수의 지도를 받아 100시간 이상 연구에 참여하고 수료증을 받는 프로그램인데요, 본과 2학년때 짜인 커리큘럼을 따라 공부하다 보니 관심 분야에 대해 좀 더 자율적으로 탐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방학 동안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이번에 집필한 논문의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A 일단 신경계 질환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연구 주제를 정하던 중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신경계 질환의 질병 부담이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도 유럽이나 미국과는 달리 아시아에서는 신경계 질병 부담 차이에 대한 연구가 없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서 신경학적 질환의 발생률, 유병률, 사망률 등 질병부담의 달라진 양상을 기술하는 객관적 연구가 수행된다면, 국가별 의료 수요와 과제에 맞는 효과적인 의료 전략을 세우는 데 소중한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최종적으로는 환자의 질병 부담을 낮추고 삶의 질을 증진하는 의학 과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목표 하에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그렇다면 논문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나요?

A 저희는 아시아 54개국을 서태평양 지역과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구분해 1990년과 2019년의 질병 부담을 비교 분석했고, 분석 결과 1990년에 비해 두 지역 모두 감염성 질환에 대한 장애보정생존연수(Disability-adjusted life years, DALYs, 질병으로 조기 사망해 손실된 수명과 질병을 가지고 살아가는 기간을 합한 것으로 산출 값이 클수록 질병 부담이 크다) 값이 2019년에 감소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반면 2019년에는 치매와 편두통, 긴장형 두통과 같은 신경계 질환의 장애보정생존연수 값이 두 지역 모두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즉, 평균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뇌졸중 등 신경계 질환을 진단받는 고령 환자 수가 늘었고 그들의 질병 보유 기간도 길어진 반면 예방적 처치의 발달과 위생 증가의 영향으로 파상풍이나 뇌수막염, 뇌염과 같은 감염성 질환에 대한 장애보정생존연수는 감소했다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Q 연구를 진행하면서 힘들었던 점 또는 보람을 느꼈던 점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A 이번 연구에서 저희가 주로 맡아 한 작업은 Global burden of Disease에서 얻은 방대한 데이터를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하게 정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논문 주제에 맞게 국가들을 선별하고 기준값을 고른 후 데이터들을 정리했기 때문에 생각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었습니다. 본과 1학년 ‘역학 및 의학통계‘ 수업을 통해 미가공 데이터를 의미있는 결과로 가공하는 과정을 배웠지만, 배운 지식을 이용하여 실제로 정리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 아쉬웠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관심을 두었던 신경계 질환의 여러 지표를 분석하고 결과값을 비교해 논문을 작성하며 다시금 배운 지식을 떠올리고 적용해볼 수 있어 보람차고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끼리 논문을 작성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기 때문에 같이 고민 하며 도와주신 여러 교수님들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좋은 결과를 내기는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Q 이렇게 연구를 진행하면서, 더 해보고 싶은 연구가 생겼을까요?

A 저희가 1990년과 2019년의 질병부담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다음에는 코로나 이후의 자료도 분석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2년 네이처 메디슨 2월호를 보면 코로나 감염 이후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했다고 나와 있어 현재의 연구 자료와 코로나 이후의 신경계 질병 부담 증가 지표를 분석해보면 또 새로운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이번 연구를 진행하고 논문을 집필하면서 배운 점이나 느낀 점이 더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질병부담에는 장애로 인한 손실 연수(years lived with disability, YLDs)라는 지표가 포함됩니다. 이는 단순히 생명이 연장됐다고 환자의 질병부담이 줄어든다 볼 수 없으며, 장애를 갖고 살아가는 기간도 환자에게는 질병부담에 해당된다는 의미입니다.
실습을 돌기 이전에 교과서로만 질병을 배울 때 환자들의 어려움은 활자에 담겨 있지 않으니 어떻게 질환을 의학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가에 치중하여 암기하였습니다. 실습을 돌며 환자분들을 실제로 만나보니 질병으로 인해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여러 어려움들이 많고 부담이 크다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저희는 아직 경험과 지식 등 여러 방면으로 부족한 것이 많지만, 환자가 진단받은 질병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환자 자체를 다방면으로 이해하며 치료하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의학과 4학년 방윤지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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