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교원 인터뷰
심봉석 교수

alt 심봉석 교수 비뇨기과학교실

심봉석 교수는 1986년 비뇨기과 전문의 후 현재까지, 전립선 질환 및 배뇨장애를 전문으로 연구하고, 1990년 이대동대문병원에 처음 부임한 후 지금까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화에 몸담아 왔다. 2023년 2월 28일자로 정년퇴임을 맞이하는 비뇨기과학교실 심봉석 교수를 만나, 퇴임소감을 나누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Q 퇴임을 축하드립니다. 이제 곧 이화를 떠나게 되시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이화에 재직하는 동안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면서 많은 업적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교수, 비뇨기과 전문의, 병원 경영자 등 내부 활동과 상임이사, 회장 등 학회 활동 그리고 의학 칼럼니스트, 방송인, 작가 등 사회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 모든 걸 할 수 있었고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이화의 교수이기 때문에 가능하였습니다. 이화가 저에게 준 고맙고도 값진 선물입니다. 인생을 이화와 함께 살아올 수 있었고 이화에서 정년을 맞을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Q 30년 넘게 의사로서, 그리고 교수로서 계셨는데요,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A 모든 교수들처럼 첫 강의가 지금도 기억납니다. 당시 의학과 2학년 강의가 신촌캠퍼스 과학관에서 있었는데, 강의실 문을 들어가면서 우리 이화의대 학생들과 첫 만남에서 느꼈던 설렘의 순간이 기억납니다. 의사로서는 동대문병원, 목동병원 그리고 현재의 서울병원 모두에서 근무한 몇 안 되는 교수들 중 하나입니다. 그 중에서도 60여 년 역사의 동대문병원에서 마지막까지 근무하다가 목동병원으로 통합하여 합류하였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서울시 종로구 종로6가 70 주소의 동대문병원은 지금의 이화의료원을 있게 한, 이화의 중요한 역사입니다.

Q 교수님은 1997년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의대(UCSF)로, 2004년에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의대로 연수를 다녀오셨습니다. 미국으로 연수를 2번이나 다녀오셨는데 우리나라 의학계와 미국 의학계는 어떤 점에서 다르다고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A 현재 한국 의료의 질적 수준은 미국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발전했지만, 병원 내 문화적 차이는 90년대 말이나 지금이나 여전할 겁니다. UCSF에서 연수를 할 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컨퍼런스 시간에 교수들과 전공의가 격의 없이 토론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다소 불량스러운(?) 태도로 다리를 꼬고 앉아서 자신의 소견을 끝까지 주장하는 전공의의 모습에 내가 오히려 걱정스럽기까지 했지요. 나중에 귀국해서 우리 병원에도 이런 문화를 도입하려고 시도했는데 아쉽게도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Q 교수님은 2010년에 영국 국제인명센터(International Biographical Center)에 올해의 의학자로 선정되시는 등 여러 인명사전에 명의(名醫)로 등재되었습니다. 교수님의 어떠한 활동이나 연구가 그와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A 2000년이 시작되면서 의료기기의 발전과 함께 비뇨기과 분야에서도 새로운 의료기기들을 이용하는 내비뇨기과학(endo-urology)이 활성화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레이저 전립선절제술(Laser Ablation of Prostate), 비디오 전립선절제술 (Video guided TURP)은 세계 석학들과 함께 초창기에 시행한 멤버였고,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한 의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밖의 몇 가지 최초의 의학적 시술과 업적들 덕분에 여러 인명사전에서 명의로 등재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1986년 비뇨기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비뇨기 관련 서적도 집필하셨는데요, 비뇨기과를 선택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외과 계열도 하고 싶고 내과 분야도 관심이 있던 차에 양측 모두의 요소를 가진 듯 보였던 전문과가 바로 비뇨기과였었죠. 그런데 막상 비뇨기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일선에서 임상진료를 시작해보니까 비뇨기과에 대한 사회적 오해가 많았습니다. 소변의 불편함은 누구에게 얘기도 못 하는 부끄러운 일이고, 비뇨기과는 성병을 주로 보는 남성들의 진료과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비뇨기과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매스컴에 글을 쓰다 보니까 의학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게 되었고, 건강서적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화에 재직하는 동안 비뇨기과는 비뇨의학과로 이름이 바뀌었고, 최근에는 로봇수술 등 첨단의학을 수행하는 전문 진료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Q 퇴임 후 계획하신 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비뇨의학의 대중화와 이미지 개선을 위해 의학칼럼 집필은 지속할 계획입니다. 여력이 되면 30여년 간의 경험을 집대성해서 실질적으로 국민들의 소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서적을 출간해서 의학분야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지난 9월 이대서울병원에서 개설한 소변건강연구소(Urine Health Lab.)를 좀 더 활성화하여, 소변 건강에 대한 인문학적 컨텐츠를 개발하여 국민건강에 이바지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임상적으로는 비뇨의학의 생활 밀착형 진료방식을 체계화하여 국민건강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Q 의학을 배우면서 이제 의사 사회에 한 발을 딛고 있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현대의학은 의사들에게 다양한 능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래지향적인 21세기 의학은 과학과 컴퓨터 기술의 발전으로 의학의 전 분야에서 의료기구와 정보통신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대의료기기를 능동적으로 활용하려면 IT 지식이 필수입니다. 반면 일반 국민들은 의사들에게 보다 인간적인 면모를 원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는것이 필요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능력을 준비하는 시기가 의과대학 학창시절입니다. 미래의 자신에 대한 투자는 어떠한 것이든 낭비가 아닙니다. 의과대학 과정에 충실하되, 세상에 대한 바라봄을 함께 하세요. 의학적 가치의 완성은 결국 우리 사회의 사람들과 함께 하여야 함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의학과 2학년 정상현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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