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의과학교실 조인호 교수

퇴임교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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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심혈관세포생물학/줄기세포학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조인호 교수는 2007년 이화의대 분자의과학교실로 부임하여 약 20년간 이화에 몸담아 왔다. 이화의학연구소장(2008-2010), 분자의과학교실 주임교수(2010-2018), 편도줄기세포센터장(2014-2021), 이화의료원 첨단의생명연구원장(2019-2021)에 재직한 바 있으며 제1회 행림상(2016)을 수상하였다.

또, 한국조직공학재생의학회 회장(2012)을 역임하는 등 재생의료 분야 기초 및 중개연구에서의 업적을 인정받아 2021년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단장에 임명된 바 있다. 2024년 8월로 정년을 맞이하는 조인호 교수를 만나 뵙고, 퇴임 소감을 나누는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Q 퇴임을 축하드립니다. 이제 정든 교정을 떠나게 되시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2007년에 이화의대에 부임해서 17년간 재직하는 동안 큰 기대와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처음 의학전문대학원 제도가 도입이 되었을 때 의전원학생들의 연구역량을 키우기 위해 도입된 의과학자 육성과정의 책임교수를 맡아 제도를 확립하고 운영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의과학자 육성과정 학생들은 전체 학생에 비해 소수라 서로 격려하며 훌륭한 연구를 수행하기도 하고, 교외에서 경쟁하는 연구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행복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아직은 대다수가 전임의로 있지만 일부 졸업생은 의과대학교수로, 큰 병원의 전임교원으로 임용되어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책임교수로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 연구와 관련해서는 병원의 임상교수님과 의대의 기초교수님들과 협력하여 새로운 줄기세포 소스로 ‘편도줄기세포’를 확립하는 일을 수행한 것입니다. 이런 협력을 체계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2014년에는 의대에 ‘이화편도줄기세포센터’를, 2년 후 의료원에는 ‘이화줄기세포재생의학연구소’를 설립하여 보다 심도 있는 협력연구를 시작했어요. 협력연구의 큰 성과로는 현재 전 세계에서 발표되는 편도줄기세포관련 연구논문 중 약 60%의 저자가 우리 이화의대 교수들이라는 Pubmed data인데, 이는 이화의대가 ‘편도줄기세포’ 연구의 메카로 자리매김을 했음을 보여줍니다. 저는 이화의대를 퇴임하지만 어떤 곳에서 어떤 방식으로 ‘편도줄기세포’연구가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Q 교수님께서는 이화의대에 부임 후, 상위 3%인 저널인 Biomaterials (IF 12.8)에 3편 발표 등 총 120편의 논문을 SCIE 저널에 게재한 바 있으시고 특허 등록 22건, 기술이전 4건 등 우수한 연구업적을 보유하고 계시는데요, 그동안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여쭙고 싶습니다.

A 앞서 이야기 드린대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화 브랜드(Ewha Brand)로 자리매김한 ‘편도줄기세포’ 관련 연구를 우리 의대서 처음 시작하고 최근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입니다. 2012년부터 여러 교수님들과 같이 시작한 줄기세포 연구가 100여편의 논문과 20여건의 국내외 특허등록 등의 큰 업적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 중 정성철 교수님이 주발명자로 등록하여 ㈜셀라토즈테라퓨틱스로 기술이전한 특허기술은 최근 CMT 환자에 적용, 임상 1상을 무사히 마쳤으며, 안전성은 물론이고 일부 효력도 감지되었다고 합니다. 동료 연구자로서 ‘편도줄기세포’ 연구에 큰 자부심을 갖게 된 소식이었습니다. 상기 연구소를 통해 습득한 협력연구 플랫폼은 향후 다른 전공의 교수님들께 쉽게 적용될 수 있어서, 이 경험을 후배 교수님들과 꼭 공유하고 싶어요.

Q 교수님께서는 특별히 재생의료분야 관련하여 대내외적으로 여러 주요 보직을 역임하고 계십니다. 의대 학생들에게도 최근에는 연구하는 의과학자로서의 역량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관련하여 학생들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면 좋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A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의대를 졸업해서 할 수 있는 진로가 굉장히 다양해졌어요. 이화의대에 입학할 정도로 우수한 능력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의료산업이나 바이오헬스산업 등 거시적인 입장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지금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에서 일하면서 바이오벤처 등에서 일하는 우리 이화의대 졸업생들을 간혹 만날 수 있었는데 모두 행복해하는 모습이었어요. 일전에 제 지도학생과 면담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의사직을 가지면서 바이오헬스 회사, 투자자문 회사, 정부 부처, 세계 보건기구 등 여러 길로 진출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였는데, 처음 들어 보는 것 같이 좀 놀라는 눈치였어요. 이제부터라도 우리 의대생들이 졸업 전에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또한 책상에서의 공부 뿐만 아니라 실험실에서의 연구도 같이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열심히 찾아보세요. 벤치에서의 연구가 의과학자로서 경쟁력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확실해요.

Q 정년 퇴임을 하시고 나서 특별히 계획하고 계신 일이 있으실까요? 퇴임 후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으신 지 궁금합니다.

A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장을 2년 정도 더 연임하게 되었는데, 이 분야는 정부, 연구자, 병원, 기업 등이 다양하게 개입하고 있어서 그들과 함께 재생의료 생태계의 초석을 다지고 확장하는데 전념하고 싶어요. 특별히 우리 이화의대에서도 첨단바이오기술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교수님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라도 이런 연구를 정착하고 확장하는데 돕고 싶어요. 의학과 4학년 선택실습 과정 중 하나로 첨단재생바이오의료기술 기업을 탐방하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주선해 주고 싶습니다. 요즘 시대의 의료는 신기술을 집약시킨 산업의 영역에 속하다 보니, 의사가 창업한 스타트업도 많아서 이런 탐방 경험이 우리 이화의대생들의 다양한 진로 선택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의학과 4학년 권나현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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